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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북페어가 끝난 뒤에도 남은 것들, 부산 마우스북페어


지난 12월 부산에서 열린 독립출판 축제
창작자의 질문과 비밀 마니토, 사진 인화까지
행사가 끝난 뒤에도 남은 운영팀의 작은 배려들

2025년 마우스북페어 © 김지선

어떤 북페어는 끝난 후에도 오래 기억된다. 그 이유가 반드시 관람객의 숫자가 많거나 책이 많이 팔렸기 때문은 아니다. 나는 책을 판매하는 일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가 있을 때 오래 기억하고, 다음 모집 때도 꼭 참석하리라고 마음먹는다.

지난 2025년 12월에 열렸던 부산 마우스북페어가 그랬다. 독립출판을 만드는 창작자들이 모여 자신의 책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자리였지만, 판매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운영팀이 준비한 여러 배려였다.

2025년 마우스북페어 © 김지선

책을 펼치기 전, ‘독립출판이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으로 출발한다. 책을 만드는 사람이 한 번쯤 품었을 그 질문을 방문한 독자들에게도 건넨다. 질문에 관한 답을 읽고, 그 답과 가까운 책들을 만나는 방식이다. 운영팀은 이곳에 모인 창작자들이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지 그 서두를 잘 풀어냈다.

2024년 마우스북페어에서 © 김지선

처음 만나는 창작자에게 건네는 인사 그리고 작은 환대

마우스북페어에서는 참가팀 사이의 교류를 위해 ‘마니토’를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운영팀이 참가자들에게 비밀스럽게 전달하는 봉투에는 다른 창작자의 부스 번호가 있었다. 참가자는 그 번호를 찾아 새로운 부스에 방문했다. 그리고 내 부스 번호를 받은 누군가도 나를 찾아왔다. 같은 행사에 참여했다고 해서 서로를 알게 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참가자에게 말을 거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마우스북페어는 그 첫인사를 시작할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 주었기에 참가자들은 서로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운영팀의 작은 환대도 빼놓을 수 없다. 참가자들에게 제공된 간식에도 지역적 요소가 많았다. 단순히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행사가 열리는 도시를 기억할 수 있도록 업체를 선정하고, 부산의 맛집을 소개했다.

첫날 촬영한 사진을 둘째 날 인화해 전달하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참가자는 자신의 사진을 남기기 어려운데, 운영진이 건넨 아날로그 방식의 사진 한 장을 덕분에 돌아보지 못한 순간을 간직했다.

2024년 마우스북페어에서 남은 것들 © 김지선

북페어가 끝난 뒤에도 남는 것들

북페어는 책을 판매하고 독자를 만나는 자리다. 보통이라면 행사 후에는 판매된 책의 권수와 금액을 확인하고, 그곳에서 구매한 다른 창작자들의 책을 정리한다. 그런데 마우스북페어는 달랐다. 행사에서 받았던 운영진의 배려를 모아 사진을 담는 것이 먼저였다. 행사장에서 담긴 사진 한 장과 마니토에게서 받은 편지, 기념으로 남은 굿즈들을 하나씩 꺼내 보는 것만으로 행사의 장면이 떠올랐다.

매년 12월 부산에서 열렸던 마우스북페어는 2025년 세 번째 행사를 개최했다. 아직 2026년 행사 소식은 확인하지 못했다. 올해 개최 소식이 없는 것인지, 잠시 쉬어가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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